군산에는 오래된 중국집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복성루는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전통 중화요리 전문점입니다. 특히 물짜장과 짬뽕이 유명해 주말이면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는 곳이죠. 이번에 군산 여행 중 직접 방문해, 물짜장과 짬뽕을 맛보았습니다.

■ 복성루의 위치와 분위기
복성루는 군산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외관부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데, 오래된 간판과 소박한 입구가 오히려 믿음을 줍니다. 가게 안은 넓지 않지만, 단정하고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벽에는 오래전 방송 출연 사진과 지역 신문에 소개된 기사들이 걸려 있어, 이곳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물짜장 – 군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
먼저 주문한 건 복성루의 시그니처 메뉴 물짜장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의아할 수 있지만, 실제로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일반 짜장은 걸쭉한 소스가 면 위에 얹혀 나오지만, 물짜장은 간짜장 스타일의 소스에 전분을 거의 쓰지 않아 묽고 국물이 자작하게 나옵니다.
그 덕분에 간짜장의 불향과 짜장 특유의 달콤 짭조름함이 더 깔끔하게 느껴집니다. 면은 탱글탱글한 생면을 사용했고, 양파, 돼지고기, 대파가 푸짐하게 들어가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소스가 묽어서 면에 골고루 스며들어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짬뽕 – 시원하고 깊은 해물 육수
함께 주문한 짬뽕은 커다란 그릇에 빨간 국물이 가득 담겨 나왔습니다. 국물은 해물과 돼지고기를 함께 볶아낸 뒤 육수를 부어 끓인 전형적인 중식 스타일로, 맵기보다는 시원하고 감칠맛이 강했습니다.
국물 한 숟갈을 떠먹자, 홍합과 오징어, 새우에서 우러나온 해물 향과 고기에서 나온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뤘습니다. 야채는 아삭하게 살아 있었고, 면은 물짜장과 같은 탄력 있는 생면이라 국물과 잘 어울렸습니다.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테이블 위 고추기름을 추가해 먹으면 풍미가 한층 깊어집니다.

■ 물짜장과 짬뽕의 조합
물짜장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과 짬뽕의 진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서로 보완해 줍니다. 짜장을 먹다가 느끼해질 때 짬뽕 국물을 한 숟갈 마시면 입안이 개운해지고, 짬뽕을 먹다가 얼얼해질 때 물짜장이 부드럽게 중화시켜 줍니다.
둘 다 1인분 양이 넉넉해서 친구나 가족끼리 가면 한 가지씩 시켜 나눠 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가격과 서비스
물짜장과 짬뽕 모두 합리적인 가격대였고, 양이 많아 가성비가 뛰어났습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고, 음식도 주문 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나왔습니다. 단, 주말 점심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가능하면 조금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군산 복성루의 물짜장과 짬뽕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한 끼가 아니라, 지역의 음식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물짜장은 전국적으로 드문 스타일이라 일부러 찾아가 먹을 가치가 충분했고, 짬뽕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국물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군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근대 역사 거리를 둘러본 후 복성루에 들러 이 두 메뉴를 꼭 맛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