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는 경기도 안성에 있는 박두진 문학길과 하늘전망대를 다녀왔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마음 한 켠이 설레는 곳. 시인 박두진의 문학 세계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한 편의 시 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 박두진 문학길
박두진 문학길은 안성시 보개면 소재,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과 그 주변을 잇는 길입니다. 총 길이는 약 2km 남짓이지만, 걸음을 멈추고 시비를 읽다 보면 한 시간도 훌쩍 지나갑니다. 길 곳곳에는 박두진 시인의 대표 시구가 새겨진 시비와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걷는 내내 시인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합니다.
첫 시비에는 그의 대표작인 **〈해〉**의 구절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나의 해를 사랑한다’로 시작하는 구절을 마주하는 순간, 따사로운 햇살이 길 위로 내려앉아 마치 시인이 제 곁에 있는 듯했습니다.
문학길은 마을길, 숲길, 그리고 들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줍니다. 여름에는 푸르른 논과 산, 가을이면 황금빛 들판과 억새가 바람에 일렁이고, 겨울에는 눈 덮인 길이 고요한 시 세계로 안내합니다.
🌳 길 위의 작은 쉼표
걷다 보면 작은 정자와 의자가 마련된 쉼터가 나타납니다. 이곳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시를 읽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한켠에는 시인의 생애와 문학 활동을 정리한 패널이 있어, 작품 배경과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가꾼 꽃과 나무가 길가를 장식하고 있어, 문학길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 — 하늘전망대
문학길의 끝자락, 또는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기면 하늘전망대가 나옵니다. 이곳은 안성 평야와 멀리까지 펼쳐진 산맥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전망대에 오르는 순간, 시야가 탁 트이며 ‘하늘과 맞닿았다’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망대는 목재 구조물로, 2층 높이지만 그 위에서 보는 풍경은 그 이상입니다. 구름이 낮게 깔린 날에는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맑은 날에는 멀리까지 선명하게 펼쳐진 경관이 인상적입니다. 해질 무렵에는 노을이 붉게 물들며 시인의 시구와 어울려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됩니다.
사진 포인트와 팁
- 문학길 초입 시비 앞: 시인의 시구와 함께 찍으면 감성 있는 사진 완성
- 들판 구간: 계절별로 다른 색감을 담을 수 있어 인생샷 포인트
- 하늘전망대 2층: 360도 파노라마 뷰, 특히 노을 시간 추천
팁을 드리자면, 문학길과 전망대를 함께 둘러보려면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한낮에는 햇볕이 강하니 모자와 물을 챙기시고, 가벼운 운동화 착용을 권합니다.
걷고 난 뒤, 근처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셨습니다. 시인의 고향마을을 품은 풍경을 바라보며 ‘시란 결국 삶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두진 문학길과 하늘전망대는 시를 읽고 느끼고 살아내는 공간이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분, 문학과 자연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코스입니다. 하루의 절반만 투자해도 충분히 여유롭고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 정보
- 위치: 경기도 안성시 금광저수지 인근
- 코스: 박두진 문학길(약 2km) → 하늘전망대( 5~10분)
- 주차: 문학길 초입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 입장료: 무료
문학과 하늘,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시간.
안성의 작은 보석 같은 길, 꼭 한 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